*** 사막길 여행자 *** 사막길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, 반드시 낙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. 잘 차려입은 한사람이 낙타를 타고 사막길을 여행하고 있을 때, 맨발에 벌거벗은 채로 길을 가고 있는 삐쩍 마른 한 사람을 만났다. "여보시오, 이 사막길을 맨발로 벌거벗은 채로 간다는 것은 죽으러가는 것과 다름이 없소. 그러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시요." 그런데 그 사람은 빙긋이 웃으면서, 나즈막한 목소리로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. 나는야 아무 짐도 없어라. 맨처음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처럼, 그 때 그대로이어라. 그저 빈 손이고, 빈 몸이어라. 나는야 머리와 가슴만 가졌어라. 머리는 채우면 채울수록 끝없이 가벼워지고 가슴은 채우면 채울수록 한없이 무거워지느니. 나는야 더 채워야 할 머리와 더 비워야 할 가슴 뿐이어라 그저 홀가분하고 홀가분하니 아무 걱정 없어라. 나는야 넉넉히 누리어 넉넉히 기쁘노라. 노래부르기를 마친 그 벌거숭이 여행자는 잘 차려입은 사람의 말에 아량곳하지 않고 다시 사막의 모래언덕 너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. 며칠 뒤에, 이 사막의 한 오아시스에서는 잘 차려입은 한 사람의 주검을 곁에 두고, 그 사람의 옷과 낙타를 서로 가지려고 지금까지 사이좋게 동행해온 두 여행자가 어느 새 적이 되어 싸우고 있었다. 그 사이에, 낙타는 사막속을 도망쳐 버리고. 이 광경을 씁쓸하게 바라보던 벌거숭이 그 사람은, [ "자" 에 모자라면 "치" 에 넉넉하고, "치" 에 모자라면 "푼" 에 넉넉한 것이 인생사이거늘...... ] 그렇게 혼잣소리로 말하고는, 구덩이를 파고 죽은 사람을 묻어준 뒤, 다시 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막길에 발걸음을 계속 옮기고 있었다. 이승은, 우리의 영혼이 전생에서 저승으로 이사가는 길에, 잠시 머무르다 가는 그 길가에 있는 휴게소이어라. 그 휴게소에서, 세포로 지은, 참 따뜻한 방 한칸 얻어서 그 속에 들어가 쉬었다가 가는 것이어라. 더우기 그 방은 사용료가 무료이니 깨끗하고 또 깨끗하게 사용할 일이어라. 그 방의 내벽에 걸린 혀는 고마워하고 칭송하는 데만 쓰고, 외벽에 걸린 손은 쓰다듬고 악수하는 데만 쓸 일이어라. 그러다가 때가 되면 그 방을 되돌려주고, 다시 저승으로 이사가는 그 길에 오를 일이어라. 읽을수록 글이 정말로 감동적이라 퍼다가 꾸며 봤어요. |
출처 : 감동...좋은글
글쓴이 : 진영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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